[칼럼] 수능의 달 11월
[칼럼] 수능의 달 11월
  • 성심교양대학 김현수 교수
  • 승인 2018.11.06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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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11월은 수능의 달이다. 개인적으로도 중요하지만, 그 가족과 주변사람들 모두가 큰 관심을 갖는 매우 민감한 시험이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크고 작은 수많은 시험을 치게 되는데 그 중 대학입학시험인 대학수학능력시험 이른바 수능에 이렇게 민감한 것은 분명 그 시험이 다른 시험과 비교할 수 없는 중요한 시험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경우에 따라서는 유치원에 입학하기 위해 5~6세부터 시험이라는 경험을 하게 되고,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받아쓰기를 비롯한 간단한 퀴즈수준의 시험부터 학력평가와 같은 비중 있는 시험 등 꽤 많은 시험들을 치기 시작하게 된다. 이렇게 우리는 학교에서 치르는 시험은 말할 것도 없고, 사회인이 되어서도 각종 자격증 시험, 회사에서의 승진시험 등 우리의 인생은 어쩌면 시험에 의해 성장하고 변화되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 생각된다.

나 자신도 지금까지 수많은 시험을 쳐 왔고, 큰 시험이 있을 때마다 매번 마음을 졸이며, 이제는 더 이상의 시험은 없기를 기대하기도 했다. 특히 대학원의 박사과정시험을 통과하고는 이제 내 인생에 더 이상의 시험은 없으리라 생각하고 기뻐했던 생각도 난다. 물론 그 이후에도 여러 가지 형태의 다양한 시험들이 이어졌었고, 앞으로 맞이하는 100세 시대를 살기 위해서는 또 다른 어떤 시험을 치르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대학에 진학을 했다면 그 어떤 시험보다도 대학입학시험이 우리에게 다른 어떤 시험과는 비교할 수 없는 큰 시험이었음에는 틀림이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우리에게 있어서 수능은 어떤 의미일까? 정말 우리의 인생은 이 시험 하나에 따라 달라지는 것일까? 새삼스레 수능, 즉 대학입학시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내가 대학에 들어갈 때는 학력고사라는 이름으로 대학입학시험이 치러졌다. 그 때는 12월이라 지금보다 더 추웠던 기억이 나고, 그 시험이 끝났을 때의 해방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철없었던 그 때는 대학입학시험이 끝났으니 이제 세상을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막상 그 이후의 삶을 살아보니, 흔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험이라고 하는 대학입학시험은 그 중요도는 인정하지만, 그 이후에 진행될 인생을 위한 하나의 통과의례였을 뿐, 결코 골(Goal)이나 결승점이 아니었다. 다시 말하자면 단지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었던 것이다. 그 출발점에 서기 위해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지만, 그것이 출발점이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말 그대로 향후 대학에서의 학업을 닦기 위한 능력을 검증하는 시험일뿐인 것이다.

지금 현재 대학진학을 위해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필수는 아니다. 물론 많은 대학에서 수능점수를 요구하지만, 수시전형에서는 학생부성적만으로 입학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수능은 대학입학을 위한 필수조건이 아니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보다, 또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수능의 중요도는 떨어지고 대학진학을 위한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게 된다. 그렇다고 한다면 수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인생이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는 것, 구체적으로는 학교와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 중요한 방향을 단순하게 성적에 따라 또는 유행에 따라 또는 별 생각 없이 결정하게 된다면 자신의 미래를 너무 소홀히 대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자신을 잘 성찰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해서 자신의 미래위한 방향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가족이나 주위의 지인 중 수험생이 있다면 최대한 열심히 수능준비를 하도록 격려하여야 하겠지만 이러한 대학입학시험의 의미를 잘 이해하고 그 후에 있을 올바른 방향 선택에 더 힘쓰도록 이끌어 주어야 할 것이다.

11월에 들어와 하루가 다르게 추워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유독 춥다는 수능이 치러지는 날이 있는 11월에 새삼 수능의 의미를 되돌아보며 여러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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