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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워진 도시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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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호] 승인 2016.07.07  01:2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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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과 비교하면 우리 주변의 도시경관이 많이 바뀌었다. 발전된 모습을 드러내고자 여기저기 구조물이며 조명, 간판들이 끊임없이 들어선다. 도시이미지 개선을 목적으로 부산에서도 각 구별 또는 지역별로 특별한 의미의 다양한 ‘거리’들을 조성하고 상징적 조형물이나 아치를 설치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치를 세우려면 양쪽 바닥에 기둥이 생기게 되고 그만큼 인도가 좁아지고 복잡해져서 사람들이 걸어 다니기에는 불편해진다. 여기에 다양한 색채를 발하는 LED 조명이 결합되면 더욱 화려하고 눈부신 구조물의 자태를 드러내게 된다. 조명이 조형물이나 구조물에 은은한 간접조명 형식으로 설치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바닥에 설치되거나 지나가는 행인의 눈높이에 빛이 조영되기도 한다. 매일 지나다니는 거리인 만큼, 편안하고 깨끗한 느낌을 주는데 머물면 좋겠다. 지나치게 번쩍이고 화려한 무지갯빛 조명을 매일 바라본다면 눈도 마음도 너무 피곤한 일일 것이다. 실제로 5700K이상의 색온도의 LED조명은 눈이 아프거나 무리를 줄 수 있다고 한다.

우리 영산대학교 근처 반송도서관 앞 아랫반송로에 조성된 ‘반송1번가’에서도 입구에서부터 늘어선 아치형 구조물들을 볼 수 있다. 양쪽 바닥에 기둥을 설치하고 아치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다. 앞을 잘 보고 걸어 다니지 않으면 자칫 부딪칠 수 있다. 바닥에는 조명시설도 삽입되어 있다. 그러나 설치보다 중요한 것은 관리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명이 하나둘씩 꺼지거나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고장 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단순한 구조가 기능적, 시각적, 그리고 관리 등 여러 면에서 바람직하다.

 자동차를 타고 강변을 지나다 보면 거창하게 생긴 다리 구조물이나 도시의 기념 조형물이 설치된 경우를 본다. 이를 설계한 당사자들은 이왕 만드는 거라면 거창하고 눈에 띄게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아름다운 강변의 푸른 나무들과 잘 정돈된 풍경을 편안하게 바라보다가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들어선 육중한 콘크리트 덩어리로 만들어진 다리들과 구조물을 보면 아름답기보다는 부담스러운 시각 공해에 가깝다. 뭐든지 처음 보는 새로운 것이 나타나면 일단 눈이 가게 된다. 그러나 어쩌다 한번 행사 때나 보는 것이 아니라, 매일 지나다니는 거리처럼 매일 바라보는 도시의 교량 같은 경우라면 사정이 다르다. 과시하기 위해 자꾸 커지는 것이 아니라면 주위 자연과 풍광에 어우러진 소박한 다리가 바람직하다. 불필요하게 시각적 공해를 만드는 일에 세금을 낭비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불필요한 디자인을 덜어낸 도시, 편안한 도시에서 살고 싶다. 도시디자인 개선이라는 명목 하에 자꾸만 과다하게 넘쳐나는 구조물, 설치물, 장식물들을 제거하고 비우는 대신에 자연과 나무와 깨끗이 정돈된 편안한 환경을 돌려주어야 한다. 눈에 보이기 위해 서로 드러내려는 디자인이 아니라 가능한 눈에 띄지 않게 디자인을 숨겨서 바라보는 눈의 피로를 줄이고 마음의 평안함과 휴식을 얻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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